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추억공간 아름다운 추억의 결정체 엔젤스톤

천국으로의 편지

너를 그리며
  • 작성일2023/08/19 12:25
  • 조회 123
단지야~~~
단지야?

이제 불러도 오질 않는구나.
그렇지.
너는 떠났어.

네 사진이 거실에 동그랗게 있다.
어느 날, 지금은 버린 쇼파에서 너는 사진을 찍었었다. 몇 해 전인 거 같아.
그 사진이 영정사진이 될 줄이야.

네가 없는 우리 집은
텅비어 있다. 비록 아팠지만 거실 오른편에 퍼질러 있을 때는 그래도 네 자리로, 너는
우리 집에서 존재감이 뚜렸했었는데, 이제는 네가 달아나고

세상은 온통 그대로인거 같지만
내 기분은 영 아니다. 
네가 있고 없고는,
내 정서에서는 천국과 이승의 느낌차이가 있단다.

단지야~~
그러면 넌 고개를 갸웃하고 생각을 했지.
내게 올 것인가 말건인가를 생각을 했지.
그러다가 늘 너는 내 곁을 왔어.
결국에는 그것이 이익이었거든, 먹을 것을 주었으니까...

단지야. 사랑해
너는 송정동에 살때였어.
옥상이 넓어 너는 그곳으로 늘 순찰을 나갔어. 나가서는 놀러온 새, 그리고 길고양이들과 놀기도 했지. 
때로는 쫒아내기도 했어. 그런 이후로는 너는 그곳을 똥밭으로 만들기도 했지.

어느 날 둑방길을 너와 내달을 때면 나는 미치도록 행복했어. 
너는 혀을 내름거리며 헥헥거렸지. 그러면서도 달리는 게 좋았던지 너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어.


내가 부부싸움할 때 너는 침대 밑이나 골방으로 숨기 바빴지. 
너는 개 앞에서는 용맹스러웠는데.
집 안에서 큰소리 나는 건 매우 무서워했어.

그러면 어때?

우리 단지인데.

근데 왜 죽었니?
우리 단지야?

네가 노환으로 죽어서 다행이긴 한데
그래도 네가 없는 우리 집, 아니 더 넓혀서 이 세상은
음식으로 치면 온통 신맛뿐이야.

단지야?
네가 날 어떻게 위로할래
보고잡다. 보고싶다. 그립다. 생각난다. 가슴에 품고싶다.

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어.

아빠도 조만간 네 곁으로 갈거야.

네가 죽기 전에 아빠가 말한 것처럼 아빠 나이도 만만치 않아.

그곳에서는 아프지 않지?

네 장례식장의 사이트에 이런 코너가 있어서 글을 쓴다.

이 편지 볼 수 있지?

너도 내 꿈에 나타나 답장형식의 초상을 보여줘.